오늘도 퇴근하고 알고리즘 문제를 풀다가 글또 신규 기수 모집에 대한 메일을 받았고, 신청을 하기 위해 답변들을 작성하다 삶의 지도라는 항목을 발견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아침에 일어나 작성할까 했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에는 감성이 넘치는 저녁 시간대가 가장 좋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부터 저도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겠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제 좌우명은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누구보다 게으르게 살자'입니다. 평생을 공부해야 하는 개발자라는 직업을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는 것을 제대로 논 것도 아닌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제 스스로의 일에는 한없이 게으르게 살아왔습니다.
첫 프로젝트
언어나 이론적인 학습이 아닌, 처음으로 무언가를 만든 것은 대학교 4학년 때입니다. 컴공생이 4학년에서야 처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봤다는 게 잘못된 거긴 하지만 당시에는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졸업만 하자는 생각으로 의미 없이 학점만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4학년 때 졸업 프로젝트로 친구와 둘이서 처음으로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웹 개발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시작부터 막힐 수밖에 없었고,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무작정 들이박으면서 돌아가기만 하는 웹이라고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보단 즐거움이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발생한 문제나 모르는 것들을 조사해 가며 해결해 가는 과정도, 점점 완성도가 높아져가는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것도, 친구와 밤샘 코딩 하고 밤낮이 바뀐 삶을 사는 것마저도 하나하나 모두 즐겁게 느껴졌고, 마지막에는 동기들 앞에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순간에 느낀 성취감과 뿌듯함까지 살면서 이렇게 무언가를 재밌고 열심히 해본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웹 개발을 제대로 배워보자
하지만, 졸업 프로젝트라고 해봤자 대환장 파티가 열린 코드로 어떻게든 돌아가는 웹을 만든게 전부였고, 웹 개발이 재밌었기 때문에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졸업 후에 부트캠프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본가가 강릉이다 보니 온라인으로 들을 수 밖에 없었고, 온라인이다 보니 오로지 혼자서 집중하고 학습해야 했기에 수강 초기에는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동기들끼리 소규모로 스터디를 진행하게 되면서 같이 목표를 정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발표하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집중도 잘 유지할 수 있었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으신 분임에도 개발이라는 분야에 도전하시는 분, 개발자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힘들어하시지만 개발이 좋아서 밤늦게까지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시던 분 같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동기 부여에 큰 힘이 되었고, 개발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부트캠프를 수강하고 난 후에는 동기 몇 분들과 함께 알고리즘과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며 취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취업을 준비하기만 하고 이력서를 넣지는 않고 있었는데, 당시에 취업을 하기에는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없고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큰맘 먹고 이력서를 열심히 써서 내기 시작했는데 결과 통보조차 없거나 떨어졌다는 결과만 받아 면접조차 보지 못하고 있었고, 갈수록 자신감만 떨어져 이력서를 내는 것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제 인생 처음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이지만, 그동안 취업을 준비하며 궁금 했던 것들도 물어보고, 선배 개발자 분들에게 회초리도 맞으면서 저의 방향성이 잘못되었단 걸 알았습니다.
당시에 최근에는 어떤 것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개발을 좋아하신다면서 프로젝트를 추가로 하고 계시지는 않네요' 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개발자는 결국 코드로 말하는 사람이고, 스스로 개발을 좋아한다면서 부트캠프 이후에 현재까지 다섯 달 동안 시간이 없던 것도 아니면서 취업 준비를 핑계로 개발을 손에서 놓고 있던 스스로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현재는
현재는 다시 정신차리고 열심히 이력서를 넣어 인생 첫 직장을 가질 수 있었고, 낯 가림이 많지만 좋은 팀원들을 만나 잘 적응하며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도 완전히 적응한 것은 아닌 덤벙대는 4개월 차 신입입니다.
최근에는 기존에 얹혀 살던 이모네 집을 나와 회사 근처에 원룸을 구해 강원도에서만 살던 촌놈이 도시에서 혼자 처음으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좀 삶적으로 여유가 생겨 유일한 습관이었던 하루에 알고리즘 하나 풀기 외에도 현재 쉬고 있는 블로깅도 다시 시작하고, 간단한 운동, 짧은 독서 등 좋은 습관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며 정상인(?)처럼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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